Poem&Essay 123

가을엔 이렇게 살게 하소서 ... 이해인 詩

가을엔 이렇게 살게 하소서 ... 이해인 詩 가을에는.. 따뜻한 눈물을 배우게 하소서. 내 욕심으로 흘리는 눈물이 아니라 진정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소리없이 함께 울어줄 수 있는 맑고 따뜻한 눈물을 배우게 하소서. 가을에는.. 빈 가슴을 소유하게 하소서. 집착과 구속이라는 돌덩이로 우리들 여린 가슴을 짓눌러 별 처럼 많은 시간들을 힘들어 하며 고통과 번민속에 지내지 않도록 빈 가슴을 소유하게 하소서. 가을에는.. 풋풋한 그리움하나 품게 하소서. 우리들 매 순간 살아감이 때로는 지치고 힘들어 누군가의 어깨가 절실히 필요할 때 보이지 않는 따스함으로 다가와 어깨를 감싸 안아 줄수 있는 풋풋한 그리움하나 품게 하소서. 가을에는.. 말 없는 사랑을 하게하소서. 사랑이라는 말이 범람하지 않아도 서로의 눈 빛만으..

Poem&Essay 2022.09.29

진한 커피가 생각나면 ... 오광수 詩

진한 커피가 생각나면 ... 오광수 詩 한잔의 진한 커피가 생각나는 날 이왕이면 펄펄 눈이라도 왔으면 좋겠다. 창밖으로 내리는 눈이라도 본다면 잊었던 기억 속의 좋은 모습이라도 생각이 나지 않겠는가? 이제는 빛바랜 앨범을 꺼내 한 장 한 장 넘겨보아도 사진 속에 있는 얼굴들은 먼 타국사람 같고 무엇이 저리 좋아 웃고 찍었을까? 생각마저도 희미하다. 한잔의 진한 커피가 생각나는 날 이왕이면 멋진 카페에서 마시면 좋겠다. 그 시절에 들었던 노래라도 들으면 내 앞에 앉았었던 어느 사랑이라도 생각이 나지 않겠는가? 이제는 희끗희끗한 머리로 이쪽저쪽 둘러보아도 나를 알아보는 사람들은 단 한 사람도 없고 무엇이 저리 좋아 웃고 얘기할까? 이방인같이 씁쓸하다. 그러나 진한 커피가 생각이 나면 내 아내와 서재 책상에서..

Poem&Essay 2022.09.23

들길을 걸으며 ... 나태주 詩

들길을 걸으며 ... 나태주 詩 ​ 세상에 와 그대를 만난 건 내게 얼마나 행운이었나 그대 생각 내게 머물므로 나의 세상은 빛나는 세상이 됩니다 많고 많은 사람 중에 그대 한 사람 그대 생각 내게 머물므로 나의 세상은 따뜻한 세상이 됩니다 어제도 들길을 걸으며 당신을 생각했습니다 오늘도 들길을 걸으며 당신을 생각했습니다 어제 내 발에 밟힌 풀잎이 오늘 새롭게 일어나 바람에 떨고 있는 걸 나는 봅니다 나도 당신 발에 밟히면서 새로워지는 풀잎이면 합니다 당신 앞에 여리게 떠는 지난 6월에 작성해 놓고 차일피일 미루다 오늘에야 올린다 내가 좋아하는 나태주님의 詩중에서도 더욱 마음에 울림이 가는 詩인데 어느날 영웅이가 라방에서 이 詩를 읊는게 아닌가! 요즘 더욱 성숙해지는 내 스타 임영웅 사랑하고 늘 응원한다

Poem&Essay 2022.09.19

상한 영혼을 위하여 ... 고정희 詩

상한 영혼을 위하여 ... 고정희 詩 상한 갈대라도 하늘 아래선 한 계절 넉넉히 흔들리거니 뿌리 깊으면야 밑둥 잘리어도 새순은 돋거니 충분히 흔들리자 상한 영혼이여 충분히 흔들리며 고통에게로 가자 뿌리없이 흔들리는 부평초 잎이라도 물 고이면 꽃은 피거니 이 세상 어디서나 개울은 흐르고 이 세상 어디서나 등불은 켜지듯 가자 고통이여 살 맞대고 가자 외롭기로 작정하면 어딘들 못 가랴 가기로 목숨 걸면 지는 해가 문제랴 고통과 설움의 땅 훨훨 지나서 뿌리 깊은 벌판에 서자 두 팔로 막아도 바람은 불듯 영원한 눈물이란 없느니라 영원한 비탄이란 없느니라 캄캄한 밤이라도 하늘 아래선 마주잡을 손 하나 오고 있거니 용호씨 아이디로 티스토리를 개설해서 연습해 보았는데 아직 티스토리의 성격을 모두 파악한 것은 아니지만 ..

Poem&Essay 2022.07.23

'시간을 사는' 우리에게 주는 누군가의 일침

일 년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고 싶다면 재수생에게 물어보라. 한 달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고 싶다면 미숙아를 낳은 어머니에게 물어보라. 일주일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고 싶다면 주간지 편집장에서 물어보라. 하루가 얼마나 소중한지 알고 싶다면 오늘 일당을 놓친 일용직노동자에게 묻고 한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고 싶다면 연인에게 한 시간째 바람맞고 있는 사람에게 가보라. 1분의 소중함을 알고 싶다면 방금 열차를 놓친 사람에게 물어보고 1초의 소중함을 알고 싶다면 간발의 차로, 사고를 피한 운 좋은 사람에게 가라. 그리고 0.1초의 소중함을 알고 싶다면 100미터 달리기에서 은메달을 딴 사나이에게 가 보라. --- '시간을 사는' 우리에게 주는 누군가의 일침 --- Time in a bottle 오래전 오빠들이 기..

Poem&Essay 2022.07.18

그리운 바다 성산포 ..이성진 詩/김미숙 낭송

1 다윗의 아들 예루살렘 왕 전도자의 말씀이라 2 전도자가 가로되 헛되고 헛되며 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헛되도다 3 사람이 해 아래서 수고하는 모든 수고가 자기에게 무엇이 유익한고 4 한 세대는 가고 한 세대는 오되 땅은 영원히 있도다 5 해는 떴다가 지며 그 떴던 곳으로 빨리 돌아가고 6 바람은 남으로 불다가 북으로 돌이키며 이리 돌며 저리 돌아 불던 곳으로 돌아가고 7 모든 강물은 다 바다로 흐르되 바다를 채우지 못하며 어느 곳으로 흐르든지 그리로 연하여 흐르느니라 8 만물의 피곤함을 사람이 말로 다 할 수 없나니 눈은 보아도 족함이 없고 귀는 들어도 차지 아니하는도다 9 이미 있던 것이 후에 다시 있겠고 이미 한 일을 후에 다시 할지라 해 아래는 새 것이 없나니 10 무엇을 가리켜 이르기를 보라 ..

Poem&Essay 2022.07.13

비가 내리네 ... 김용택 詩

비가 내리네 ... 김용택 詩 비를 오래 바라보고 서 있는 여인을 보았습니다 푸른 비 였습니다 산을 오래 바라보고 서 있는 여인을 보았습니다 푸른 산 이었습니다. 흐르는 물을 오래오래 보고 있는 여인을 보았습니다 푸른 강이었습니다. 달빛아래 오래 서 있는 여인을 보았습니다 푸른 달빛이었습니다 나는 그 여인을 오래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내 마음에서 새 잎이 돋아났습니다 사랑의 푸른 새 잎이었습니다

Poem&Essay 2022.07.13

슬픔의 나이 / 김재진 詩

슬픔의 나이 / 김재진 詩 ....................................................................................... 별똥별 하나 떨어진다 해서 우주가 가벼워지는 건 아니다 내가 네게로부터 멀어진다 해서 내 마음이 가벼워지는 건 아니다 세상에 있는 모든 별을 산 위로 데려오고 너는 네 안에 있던 기쁨 몇 개 내게로 데려왔지만 기쁨이 있다 해서 슬픔이 없어지는 건 아니다 기쁨을 더한 만큼 세상은 아주 조금 풍요로워졌을 뿐 달라진 건 없다 꽃은 그 자리서 향기를 내뿜고 있고 둥근 나이테 새기며 나무는 조금 더 허공을 향해 두 팔을 뻗을 뿐이니 누구도 내가 초대한 이별을 귀 기울여 듣는 이 없고 사라져 간 별똥별의 길게 드린 꼬리 위로 휘황한 ..

Poem&Essay 2022.07.12

운치(韻致)있는 사람이 되어봐 ...차문환

운치(韻致)있는 사람이 되어봐 섬세하면서도 부드러운 부드러우면서도 따뜻한 따뜻하면서도 여유있는 한폭의 멋진 풍경화 같은 삶을 그려보자고 글이나 그림에만 어떠한 작품에만 운치가 있는게 아니라 우리네 삶에도 운치가 있어야 해 고상하고 품위가 있는 멋 그것을 운치라고 하거든? 그러니, 진짜 운치가 있어야 하는 건 사람이 되어야 하는거 아닌가? 빵꾸난 양말을 보여줘도 이빨새 고춧가루가 보여도 헝클어진 머리일지라도 흉허물 없는 친구라면 굳이 고상한 척 우아한 척 할 필요는 없지만 그래도 가끔 그런게 필요해 그래야 친구라도 서로 존중하고 배려할 수도 있는거거든 가끔은 주변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해주는 센스와 웃길 수 있는 유머스러움도 가져봐 "저 사람 다시 보이네" "저 친구 그런 구석이 있었어?" 서로 서로 그런..

Poem&Essay 2022.04.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