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무렵에 오는 첼로 ... 박남준 詩
그렇게 저녁이 온다
이상한 푸른 빛들이 밀려오는
그 무렵 나무들의 푸른 빛은
극에 이르기 시작한다
바로 어둠이 오기 전 너무나도 아득해서
가까운 혹은 먼 겹겹의 산 능선
그 산빛과도 같은 우울한 블루
이제 푸른 빛은 더이상 위안이 아니다
그 저녁 무렵이면 나무들의 숲
보이지 않는 뿌리들의 가지들로 부터
울려나오는 노래가 있다
귀기울이면 오랜 나무들의..
고요한 것들 속에는 텅 비어 울리는 소리가 있다
그떄마다 엄습하며 내 무릎을 꺾는
흑백의 시간의 것이 회한이라는 것인지
산다는 것은 이렇게도 흔들리는 것인가
이 완강한 것은 어디에서 오는 것이냐
나는 길들여졌으므로
그의 상처가 나의 무덤이 되었다
검은 나무에 다가갔다
첼로의 가장 낮고 무거운 현이 가슴을 베었다
텅 비어 있었다.
이 상처가 깊다
잠들지 못하는 검은 나무의 숲에
저녁 무렵 같은 새벽이
다시 밀려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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