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나를 자작나무라 부를 때 .... 김왕노 詩
네가 나를 자작나무라 부르고 떠난 후
난 자작나무가 되었다
누군가를 그 무엇이라 불러준다는 것이
얼마나 힘들고 때로는 위험한가를 알지만
자작나무니 풀꽃으로 부르기 위해
제 영혼의 입술을 가다듬고
셀 수 없이 익혔을 아름다운 발성법
누구나 애절하게 한 사람을 그 무엇이라 부르고 싶거나 부르지만
한 사람은 부르는 소리 전혀 들리지 않는 곳으로 흘러가거나
세상 건너편에 서있다
우리가 서로를 그 무엇이라 불러준다면
우리는 기꺼이 그 무엇이 되어 어둑한 골목에
환한 외등이나 꽃으로 밤새 타오르며 기다리자
새벽이 오는 발소리를 그렇게 기다리자
네가 나를 자작나무라 불러주었듯
너를 별이라 불러주었을 때 캄캄한 자작나무숲 위로
네가 별로 떠올라 휘날리면 나만의 별이라 고집하지 않겠다
네가 나를 자작나무라 부를 때 난 자작나무가 되었다
자작나무 사이를 가르는 바람...
그리고 우뚝 솟은 자작나무 숲...
숲 사이로 올려다 보이는 하늘...
그리고 지친 내육신만이 있습니다.
5분을 머물러도 좋고 1시간을 머물러도 좋습니다.
말도 필요 없습니다.
그저 가만히 앉아 있거나, 바스락 거리는 낙엽을 밟으며 한걸음씩 걷다보면 내가 숲이 됩니다.
숨막히는 도심의 반복되는 일상을 벗어나고 싶다면 잠시 모든 것을 내려 놓고
원대리 자작나무 명품 숲으로 함께 가보자구요~
그곳에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러나 모든것을 얻는 곳입니다.
'속삭이는 자작나무 숲' 그 곳으로...
자작나무숲...
계절이 바뀌고 가을이 오면
그러다 가을이 가려 하면
늘 자작나무숲앓이를 한다
마음은 원대리 그곳을 달려 가고 있지만
몸은 현실의 굴레에 머무는 ...
오늘은 차라리 내가 자작나무가 되련다
♠자작나무에 관하여...
참나무목 자작나뭇과에 속하는 자작나무는 기름기가 많아 ‘자작’거리며 타 들어간다하여 자작나무라 불린다. 20m 이상 죽죽 뻗은 미끈한 줄기와 곱고 흰 나무껍질 덕에 ‘나무의 여왕’이라는 별칭도 갖고 있다. 하얗고 윤이 나며 종이처럼 얇게 벗겨지는 이 나무 껍질은 그림을 그리고 글씨를 쓰는 데도 쓰였다. 신라의 천마도도 자작나무 껍질에 그려진 것이다.
원대리 자작나무 숲은 산림청이 1974년부터 95년까지 138㏊(41만여 평)에 자작나무 69만 그루를 조림하여 관리하고 있다. 주 군락지인 ‘속삭이는 자작나무 숲’을 찾은 연인들이 자작나무를 배경으로 추억을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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