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m&Essay

저녁 무렵에 오는 첼로 ... 박남준 詩

♡풀잎사랑♡ 2021. 12. 30. 17:31

 

 

저녁 무렵에 오는 첼로 ... 박남준  

  

 

그렇게 저녁이 온다

이상한 푸른 빛들이 밀려오는

그 무렵 나무들의 푸른 빛은

극에 이르기 시작한다

 

바로 어둠이 오기 전 너무나도 아득해서

가까운 혹은 먼 겹겹의 산 능선

그 산빛과도 같은 우울한 블루

이제 푸른 빛은 더이상 위안이 아니다

 

그 저녁 무렵이면 나무들의 숲

보이지 않는 뿌리들의 가지들로 부터

울려나오는 노래가 있다

귀기울이면 오랜 나무들의..

고요한 것들 속에는 텅 비어 울리는 소리가 있다

 

그떄마다 엄습하며 내 무릎을 꺾는

흑백의 시간의 것이 회한이라는 것인지

산다는 것은 이렇게도 흔들리는 것인가

이 완강한 것은 어디에서 오는 것이냐

 

나는 길들여졌으므로

그의 상처가 나의 무덤이 되었다

검은 나무에 다가갔다

첼로의 가장 낮고 무거운 현이 가슴을 베었다

텅 비어 있었다.

이 상처가 깊다

 

잠들지 못하는 검은 나무의 숲에

저녁 무렵 같은 새벽이

 다시 밀려오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