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favorite poem
아침에 라디오에서 들은...
‘그 은행나무 아래서 낮잠 자던 고양이들이 보이지 않으면 겨울이었다 ’
가슴 한 쪽이 먹먹해오는 말이었다
이 아름다운 가을아침에 벌써 겨울이 생각나는건
가을 볕이 너무 짧아서
저 하늘이 시리도록 눈부셔셔
그래서
.
.
.
누구나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
믿었던 사람의 등을 보거나
사랑하는 이의 무관심에 다친 마음 펴지지 않을 때
섭섭함 버리고 이 말을 생각해보라
누구나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
두 번이나 세 번, 아니 그 이상으로 몇 번쯤 더 그렇게
마음속으로 중얼거려 보라.
실제로 누구나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
지금 사랑에 빠져 있거나 설령
심지 굳은 누군가 함께 있다 해도 다 허상일 뿐
완전한 반려(伴侶)란 없다
겨울을 뜷고 핀 개나리의 샛노랑이 우리 눈을 끌듯
한 때의 초록이 들판을 물들이듯
그렇듯 순간일 뿐
청춘이 영원하지 않은 것처럼
그 무엇도 완전히 함께 있을 수 있는 것이란 없다
함께 한다는 건 이해한다는 말
그러나 누가 나를 온전히 이해할 수 있는가
얼마쯤 쓸쓸하거나 아니면 서러운 마음이
짠 소금물처럼 내밀한 가슴 속살을 저며놓는다 해도
수긍해야 할 일.
어차피 수긍할 수밖에 없는 일
상투적으로 말해 삶이란 그런 것
인생이란 다 그런 것
누구나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
그러나 혼자가 주는 텅 빔
텅 빈 것의 그 가득한 여운
그것을 사랑하라
숭숭 구멍 뚫린 천장을 통해 바라뵈는 밤하늘 같은
투명한 슬픔 같은
혼자만의 시간에 길들라
별들은
멀고 먼 거리 시간이라 할 수 없는 수많은 세월 넘어
저 홀로 반짝이고 있지 않은가
반짝이는 것은 그렇듯 혼자다
가을날 길을 묻는 나그네처럼 텅 빈 수숫대처럼
온몸에 바람소릴 챙겨 넣고
떠나라.
지나간 노래 ... 김재진 詩
지나간 노래를 들으며
지나간 시절을 생각한다.
뜨거웠던 자들이 식어가는 계절에
지나간 노래에 묻어 있는
안개빛을 만나는 것은
아프다.
너무 빨리 늙어가고 싶어하는
친구들을 만나는 것 보다
아프다.
누군가 나를 만나며 아파야 할
그 사람을 생각하면
지나간 노래를 들으며
지나간 시절을 생각하는 것은
아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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