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m&Essay

김재진 詩集... 누구나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

♡풀잎사랑♡ 2019. 10. 22. 11:11



My favorite poem


아침에 라디오에서 들은...

‘그 은행나무 아래서 낮잠 자던 고양이들이 보이지 않으면 겨울이었다 ’

 

가슴 한 쪽이 먹먹해오는 말이었다

이 아름다운 가을아침에 벌써 겨울이 생각나는건

가을 볕이 너무 짧아서

저 하늘이 시리도록 눈부셔셔

그래서

.

.

.

 





누구나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

믿었던 사람의 등을 보거나
사랑하는 이의 무관심에 다친 마음 펴지지 않을 때
섭섭함 버리고 이 말을 생각해보라
누구나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
두 번이나 세 번, 아니 그 이상으로 몇 번쯤 더 그렇게
마음속으로 중얼거려 보라.


실제로 누구나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
지금 사랑에 빠져 있거나 설령
심지 굳은 누군가 함께 있다 해도 다 허상일 뿐
완전한 반려(伴侶)란 없다


겨울을 뜷고 핀 개나리의 샛노랑이 우리 눈을 끌듯
한 때의 초록이 들판을 물들이듯
그렇듯 순간일 뿐
청춘이 영원하지 않은 것처럼
그 무엇도 완전히 함께 있을 수 있는 것이란 없다


함께 한다는 건 이해한다는 말
그러나 누가 나를 온전히 이해할 수 있는가
얼마쯤 쓸쓸하거나 아니면 서러운 마음이
짠 소금물처럼 내밀한 가슴 속살을 저며놓는다 해도
수긍해야 할 일.
어차피 수긍할 수밖에 없는 일
상투적으로 말해 삶이란 그런 것
인생이란 다 그런 것


누구나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
그러나 혼자가 주는 텅 빔
텅 빈 것의 그 가득한 여운
그것을 사랑하라
숭숭 구멍 뚫린 천장을 통해 바라뵈는 밤하늘 같은
투명한 슬픔 같은
혼자만의 시간에 길들라


별들은
멀고 먼 거리 시간이라 할 수 없는 수많은 세월 넘어
저 홀로 반짝이고 있지 않은가
반짝이는 것은 그렇듯 혼자다
가을날 길을 묻는 나그네처럼 텅 빈 수숫대처럼
온몸에 바람소릴 챙겨 넣고
떠나라.








지나간 노래 ... 김재진

 

지나간 노래를 들으며

지나간 시절을 생각한다.

뜨거웠던 자들이 식어가는 계절에

지나간 노래에 묻어 있는

안개빛을 만나는 것은

아프다.


너무 빨리 늙어가고 싶어하는

친구들을 만나는 것 보다

아프다.


누군가 나를 만나며 아파야 할

그 사람을 생각하면

지나간 노래를 들으며

지나간 시절을 생각하는 것은

아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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