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m&Essay

가을 우체국 ... 이기철 詩

♡풀잎사랑♡ 2019. 11. 25. 11:00







 방금 전 오늘 오후 두시에 만나기로한 대학친구와의 카톡

10분전 내게 4번출구라고 말했다는데

난 당당히 3번출구지? 하면서 로드뷰까지 캡쳐해서 보냈더니 

그애말이...애들말로 뼈 때린다..

여전히 숫자에 약한 내친구 은수...ㅎ

그애 기억속에 각인된 나는 숫자에 약한 애였구나! ㅎ


그런데 와와가 보낸 카톡이 도장을 찍는다

“엄마 선희이모랑 맛있는 것 먹고 잘 다녀와...

근데...역방향 잘 보고 타야 되!!..

지난번처럼 고생하지말고...!!”


솔직히 1년에 몇 번? 그것도 혼자 타는 지하철은 멀미난다

하긴 나는 숫자, 계산 이런거 잘 못한다

방향감각이나 거리에 대한 이해도는 거의 제로 수준이다

그나마 운전하고 부터 조금 나아졌지만...ㅡ,ㅡ

동쪽을 바라보며 햇살이 너무 이뻐...

서쪽 하늘은 노을이 부드럽네

이게 나의 방향감각 수준이다


늘 용호씨가 물가의 어린애같다고 불안해 하는 이유이기도 하지만

지금까지  큰 파고없이 잘 살아온 것은

하나님의 사랑과 축복 그리고 가족의 이해 때문일거다

얘기가 너무 멀리 간다

켈리포니아의 블친 엔비언니랑 하는 말로 삼천포로 가고 있는...ㅎ



Anyway...

작년 가을인가?

기억이 잘 나지 않지만..ㅎ

블친님의 블에서 보고

마음에 담아두었던 이기철 시인의 詩

이 가을이 가기전에

.

.

.











가을 우체국 ... 이기철



외롭지 않으려고 길들은 우체국을 세워 놓았다

누군가가 배달해 놓은 가을이 우체국 앞에 머물 때

사람들은 저마다 수신인이 되어

가을을 받는다


우체통에 쌓이는 가을 엽서

머묾이 아름다운 발목들

은행나무 노란 그늘이 우체국을 물들이고

더운 마음에 굽혀 노랗거나 붉어진 시간들


춥지 않으려고 우체통이 빨간 옷을 입고 있다

우체통마다 나비처럼 떨어지는 엽서들

지상의 가장 더운 어휘들이 살을 맞댄다


가을의 말이 은행잎처럼 쌓이는

가을 엽서에는 주소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