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책읽기

아버지도 나를 슬퍼했다 ...김지훈 詩集

♡풀잎사랑♡ 2022. 6. 22. 15:06

 

▶ 아버지도 나를 슬퍼했다

 

은은한 달밤에 탁상에 앉아

저물어 가는 하루를 붙잡고 있었다

오고 가는 술 한 잔에 친구는 쓰라렸고

달빛의 조명에도 쉽게 슬펐다

 

배운 말은 많은데 위로해줄 언어가 없었다

단지 취할 뿐이었다

 

돌아가는 친구의 주머니에

가지고 있던 배춧잎 몇 장을 넣었다

친구가 떠난 자리는 공허하고 추웠다

무심결에 주머니에 손을 넣었다

 

지금은 없어야 할 배춧잎이 있었다

그때, 그날 아버지도 내가 슬펐나 보다 (p.19)

 

▶ 무게

 

오늘도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행복을 떠올리다

아련한 사람들을 그린다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누군가를 짊어져야 한다는 ‘무게’의 다른 표현

 

사랑하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하나라도 덜고 싶지만

 

무엇 하나 놓을 수 없음에

가슴이 아프다 (p.54)

 

▶ 어른이 된다는 건

 

어른이 된다는 건

상처를 입어도

모른 척 덮는 일이 많아진다는 것

 

곪은 상처가 끝내 터져

아픔에 신음해도

다른 사람들도 버티고 산다며

끝내 외면하는 일

 

철이 든다는 것이

아플 때 소리 내지 말라는 의미란 걸

진작 알아더라면

 

난 좀 더 늦게 철이 들었을 텐데 (p.55)

 

 

저자 김지훈....!

우리 후니랑 동명이인이라 더 관심히 간 책이다

모든 대다수 아버지의 삶이 그렇듯이 자신의 꿈과 이상을 가족의 평안과 바꾼

가장의 무게는 많이 무겁고 나이들어감에 때로 서글픈 회한으로 남는다 

 

冊속에서...

한평생 가족들을 위해 헌신하며 애를 쓰던 아버지 였는데...

어려서는 보이지 않던 모습들이 이제야 하나둘 눈에 보이기 시작한다.

언제부턴가 뒤돌아선 아버지의 모습이 자꾸 눈에 밟히는 아들

집을 떠나왔음에도 아버지의 시선은 여전히 자식을 향한다.

 

https://youtu.be/XZ8XsvGLoNE


하얀 머리 뽑아 달라며 한 개 백 원이라던
그 시절 다 지나가고 이젠 흰 눈만 남았네
그렇게도 힘이 드냐며 나를 위로하시다
어느새 잠들어버린 주름만 남은 내 아버지
세상이 아무리 힘들어도 당신 있으면 견딜 것 같아
오래오래 날 지키며 그냥 곁에만 있어 주세요
활짝 웃는 모습이 어린애 같아 보여도
아프다 말도 못 하는 사람 이제는 내가 지켜줄게
어린아이로 돌아가 버린 사랑하는 내 아버지
오래오래 날 지키며 그냥 곁에만 있어 주세요
활짝 웃는 모습이 어린애 같아 보여도
아프다 말도 못 하는 사람 이제는 내가 지켜줄게
어린아이로 돌아가 버린 사랑하는 내 아버지

 

작곡 작사를 한 우시민씨가 치매에 걸리신 아버지를 위해 쓴 곡이라고 한다...so blue...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