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과 함께 그리는 명시
슬픔을 버리다 ... 마경덕 詩
슬픔을 버리다
나는 중독자였다
끊을 수 있으면 끊어봐라, 사랑이 큰소리쳤다
네 이름에 걸려 번번이 넘어졌다
공인된 마약이라고 누군가 말했다
문 앞에서 서성이다 어두운 골목을 걸어 나오면
목덜미로 빗물이 흘렀다
전봇대를 껴안고 소리쳤지만
빗소리가 나를 지워버렸다
늘 있었고 어디에도 없는, 너를 만지다가
아득한 슬픔에 털썩, 무릎을 꿇기도 했다
밤새 알 수 없는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아무 데도 닿지 못하고 해를 넘겼다
너에게 감염된 그 때, 스무 살이었고
한 묶음의 편지를 찢었고
버릴 데 없는 슬픔을
내 몸에 버리기도 하였다
사랑..
신이 인간에게 던져준 가장 아름다운 선물이자
고통의 산물...
잔인한 신은 달콤한 사랑의 이면...
숨겨진 고통과 애증의 그림자는 가르쳐주지 않았다
그
리
고
. . .
속삭이지...
어디 달콤한 사랑의 바다에서 맘껏 향유하고 외치렴
사랑은 아름다워~
사랑은 영원해~
.
.
.
하지만 이내...
처절한 아픔...
온몸의 살이 터지고 피가 갈라지는
애증의 나락으로 떨어지리라
2012...11.....가을도 아닌 겨울도 아닌 날 ....eunsoo
'Poem&Essay'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겨울 초대장 ... 신달자 詩 (0) | 2019.12.28 |
---|---|
가슴 뭉클하게 살아야 한다 (0) | 2019.12.19 |
기러기 (0) | 2019.11.30 |
가을 우체국 ... 이기철 詩 (0) | 2019.11.25 |
오늘 내가 나를 슬프게 한 일 ...정채봉 詩 (0) | 2019.10.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