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m&Essay

나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가 ... 정채봉 詩

♡풀잎사랑♡ 2021. 6. 26. 07:00

 

나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가 ... 정채봉 詩


 

쫓기듯 살고 있는
한심한 나를 살피소서

늘 바쁜 걸음을
천천히 천천히 걷게 하시며
추녀 끝의 풍경소리를
알아듣게 하시고

꾹 다문 입술 위에
어린 날에 불렀던
동요를 얹어주시고
굳어있는 얼굴에는
풀밭 같은 부드러움을 허락하소서

책 한 구절이 좋아
한참 하늘을 우러르게 하시고
차 한 잔에도
혀의 오랜 사색을 허락하소서

돌틈에서 피어난
민들레꽃 한 송이에도
마음이 가시게 하시고
기왓장의 이끼 한낱에서도
배움을 얻게 하소서

 

 

 

'Poem&Essay'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바람부는 날의 풀 ... 윤수천 詩  (0) 2021.06.30
편지  (0) 2021.06.28
[스크랩] 풀잎의 가을 散策  (0) 2020.10.23
Over the Rainbow  (0) 2020.07.02
상사(想思) ... 김남조 詩  (0) 2020.06.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