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m&Essay

11월에... 정채봉

♡풀잎사랑♡ 2024. 11. 23. 11:23

 

 

 

 

 

11월에...
故 정채봉님의 11월을 노래한 수필 ...
올해도 그리움 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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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에 ... 정채봉

 

만추면서 겨울로 들어서는 길목,
화장 지우는 여인처럼
이파리를 떨구어 버리는 나무들 사이로 차가운 안개가 흐르고
텅 비어버린 들녘의 외딴 섬 같은 푸른 채전에 하얀 서리가 덮이면
전선줄을 울리는 바람 소리 또한 영명하게 들려오는 것이어서
정말이지 나는 이 11월을 좋아하였다.  

삶에 회의가 일어 고개를 숙이고 걷다가도
찬바람이 겨드랑이께를 파고들면
"그래 살아 보자" 하고 입술을 베어 물게 하는 달도 이달이고
가스 불꽃이 바람 부는대로 일렁이는 포장마차에 앉아서
소주의 싸아한 진맛을 알게 하는 달도 이달이며,
어쩌다 철 이른 첫눈이라도 오게 되면
축복처럼 느껴져서 얼마나 감사한 달인가.


- 정채봉 에세이 ’눈을 감고 보는 길 ’ 中에서 -
 

 

 

 

 

내가 너희를 고아와 같이 버려두지 아니하고 너희에게로 오리라(요한 14:18)
I will not leave you as orphans; I will come to you.
 
 
 

 

Abba 버젼보다 Carla Bruni...

참 좋아하는 그녀의 분위기 있는 노래에 취하는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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