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책읽기

안도현 아포리즘

♡풀잎사랑♡ 2013. 10. 6. 22:50

 

Dreaming of you ㅡ Selena



 

 

오늘부터..

행복한 책쓰기..

 

 

001+

삶은 너무 가볍다

 

 

도대체 삶이란 무엇인가?

삶이란 무엇인가?

물어도 물어도 알 수 없어서

자꾸 삶이란 무엇인가

삶이란 무엇인가 되묻게 되는 것이 삶이다

삶, 답이 없다

 

그래도 견뎌야 하는 것이 삶이다

삶이란 견딜 수 없는 것이다

삶이란 그래도 견뎌야 하는 것이다

거슬러 오른다는 것은 지금 보이지 않는 것을 찾아 간다는 뜻이다

꿈이랄까 희망 같은 것 말이다

힘겹지만 아름다운 일이다 거슬러 올라가기 때문에

인생에 잇어서 아름다운 것은 열입골 살이나 열여덟 살쯤에 발생한다

어른이란 열일곱, 열여덟살에 대한 지루한 보춘 설명일 뿐이다

하지만 그 나이를 지난 후에는 다시 그 나이로 돌아갈 수 없다

 

인생

인생을 한마디로 정의하기는 쉽지 않다

너무 거창하게 생각해서 일것이다

인생을 간단하게 정의하면 짬봉국물을 숟가락으로 함께 떠먹는 일과 같다

이 정의가 인생을 표현하는데 적당하지 않다고 누가 말할 수 있는가

거지도 병든 노인도 장사꾼도

이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모르고 있다

대체로 인간들이란 별로 중요하지 않은 일에 아둥바둥  매달려살아가고 있다

이를테면 먹고, 마시고, 입고, 잠자는 일에

너무 많은 시간과 욕망을 쏟아 붓고 있다(~10p)

 

 

 

삶이란 무엇인가

저전거를 타고 오르막길을 힘겹게 오를 때  저기 저 고갯마루가지만

오르면 내리막길이도 있다고 생각하며, 조금만 더, 조금만 더 가보자

자기 자신을 달래면서 스스로을 때리며

페달을 밟는 발목에 더 힘을 주는 것

읽어도 읽어조 읽어야 할 책이 쌓이는 것

오래전에 편지의 답장은 쓰지 못하고 있으면서도

또 편지다 오지 않았나, 궁금해서 우편함을 열어 보는 것.

무심코 손에 들고온 섬진강 작은 돌멩이 하나한테 용서를 빌며

원래 있던 그 자리에 살짝 가져다 놓는 것.

날마다 물을 주며 보살피며 들여다 보던 꽃나무가

꽃을 화들짝 피워 올렸을 때

마치 자기 자신이 꽃을 피운 것처럼 머릿속이 환해지는 것.

온몽이 꼬이고 꼬인 뒤에 제 집 처마에다

등꽃을 내다 거는 등나무를 보며,

그대와 나의 관계도 고이고 꼬인 뒤에라야 저렇듯

차랑차랑하게 꽃을 피울 수 있겠구나, 학 깨닫게 되는 것.

 

사과 나무에 매달린 사과는 향기가 없으나 사과를 칼로 깎을 때

비로소 진한 향기가 코끝으로 스며드는 것처럼,

텃밭에 심어 놓은 마늘은 매운 냄새를 풍기지 않으나

도마위에 놓고 다질 때 그 매운 냄새를 퍼뜨리고야 마는 것처럼,

누구든 죽음을 목전에 두면 지울 수 없는 향기와 냄새를

남긴다는 사실을 어느 날 문득 알게 되는것.

그리하여 나의 맨 마지막 향기는 과연 어떤 것일까,

하고 곰곰 생각해 보는 것.

 

꼬리 한 쪽을 떼어 주고도 나뒹굴지 않는 도마뱀과

집게발을 잃고도 울지 않고 제구멍으로 들어가는

바닷 게를 보며 언젠가 돋아날 새 살을 떠 올리는 것.

 

지푸라기에 닿았다 하면 금세 물처럼

몸이 흐물흐물해지는 해삼을 보며,

나는 누구에게 지푸라기이고 해삼인지 반셩해 보는 것

넥타이 하나 제대로 맬 줄 몰라

열번 스무번도 넘게 풀었다가 다시 매면서

아내에게 수없이 눈총을 받으면서도

넥타이를 맬 때마다 번번히 쩔쩔 매는 것.

 

식당에서 맛있게 음식을 먹도도 음식을 날라다 주는 아주머니한테

오천원을 주어야 할는지 만원을 주어야 할는지 망설이다가,

한 번도 은근하고 멋있게 주지못해

그 식당에 갈 때마다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