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s(스크랩)

[스크랩] 잊는다는 것

♡풀잎사랑♡ 2016. 5. 17. 15:32

 

 

 

 

얼마만에 이 방에 글을 쓰게 되는지 기억도 않된다.
포토에세이방을 만들때는 글을 받쳐 줄수있는
사진을 삽입하여 글과 어우러진 수준높은
작품들을 대할수 있겠다는 기대감 가득하여
설레기 까지 했는데, 정작 이방을 만든 본인이
신변잡사를 이유로 제대로 방문조차 못하고 있었으니

그저 유구무언일 뿐이다.

 

 

그런 와중에
그 누구도 비켜갈수 없는 어머니와의 사별.
생전에 효도한번 제대로 못한 자식으로서
허례뿐인 49제에 다시 발이 묶이고....
하지만 그런들 무슨 소용 있으랴.

 

 

봄 들어선
해마다 봄이면 어머니가 해 오신 일.
취나물이며 두릅등 산나물을 채취하여
서울 대구에 살고있는 당신의 자식들 한테
택배 보내고, 곧이어 돋아 나오는 고사리
꺾어다가 삶아 말리는 일을, 올 봄은
어머니가 걸으시던 그 길 그대로 나혼자
걷고 또 걷는다.

 

 

오늘은 더 늦기전에 찻잎을 따다 덖어
말려야겠다 싶어 차밭을 갔는데, 서너장씩
새잎이 돋은 찾닢 저쪽너머 자그마한 체구의
어머니가 땀을 흘리며 찻잎을 따고 계시는
환영을 보게되어 하마터면
"어머니~~!"
하고 소릴 지를뻔 했다.

 

 

 

햇볕은 봄날이라 생각들지 않을만큼 따가운
날씨지만 협소한 계곡이라 그래도 간간히
불어오는 숲바람이 있고 산새소리 아련하여
더운줄 모르는 차밭.
차밭 한켠으로 졸졸거리며 물이 흐르는 작은 개울이 있어

여름이라도 시원할 그런 장소지만,

어머니 환영을 봐선지 이마에
송글송글 땀방을이 맺힌다.

 

 

유소년기 할머니 치마폭에 쌓여 무던히도
부모님 속썩이던 일 부터 학교에서 상이라는걸 받아 올때마다 행복해 하시던 모습등

일일히 다 옮겨 적을수 없이 많은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며 이를 악물게 한다.

 

 

 

하지만
다시 올수없는 날 들이요
다시 만날수없는 어머님인데 어찌 하랴.
잊어야 하지만 잊을수 없는 추억들.

 

 

언제였을까
달덩이 같이 환히 웃으시던 모습

모내기 하며 부르시던 그
명창을 뒤로 하는 구성진 모심기 노래
다시 볼수없고
다시 들을수 없는 어머니의 노랫소리

 

 

지금은
찻잎 위에서 어머니 숨결이
덖는 솟뚜껑의 뜨거움에 어머니 사랑이
향기롭고 따뜻하게
나를 감싸지만.

잊는다는 것
이건 바램 뿐인 딜레마.

 

 

 

 

 


 

출처 : ♣ 이동활의 음악정원 ♣
글쓴이 : .풀잎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