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인의 마지막 화보사진에서
문득 잊고 있었던 마지막 시간이 다가오던 아빠가 오버랩된다
아빠도 저렇게 창백하신 모습이셨다
젊은날의 총기는 흐려 졌지만 맑고 깊은 눈으로 먼곳을 바라다 보시곤 했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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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립고 그리운 아빠
명치끝이 뻐근하게 저려온다
“나는 어리석게도 하찮은 굿나잇 키스보다는 좋은 피아노를 사주고 널 좋은 승용차에 태워
사립학교에 보내는 것이 아빠의 행복이자 능력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나는 이제서야 느낀다.
사랑하는 방식의 차이가 아니라, 나의 사랑 그 자체가 부족했다는 사실을. …
옛날로 돌아가자. 나는 그때처럼 글을 쓸 것이고 너는 엄마가 사준 레이스 달린 하얀 잠옷을 입거라.
그리고 아주 힘차게 서재 문을 열고 ‘아빠, 굿나잇!’ 하고 외치는 거다. 약속한다.
이번에는 머뭇거리고 서 있지 않아도 된다..
나는 글 쓰던 펜을 내려놓고, 읽다 만 책장을 덮고, 두 팔을 활짝 편다.
너는 달려와 내 가슴에 안긴다. 내 키만큼 천장에 다다를 만큼 널 높이 들어 올리고
졸음이 온 너의 눈, 상기된 너의 뺨 위에 굿나잇 키스를 하는 거다.
굿나잇 민아야, 잘 자라 민아야. 그리고 정말 보고 싶다.”
- 딸에게 보내는 굿나잇 키스 中(2021.3)에서 -
이어령 교수가 평생 살면서 후회한 한 가지에 대해 말했다.
존경은 받았으나 사랑은 못 받았다. 그래서 외로웠다.
다르게 산다는 건 외로운 것이다.
남들이 보는 이 아무개는 성공한 사람이라고 보는데, 나는 사실상 겸손 아니라 실패한 삶을 살았구나. 그거를 느낀다.
세속적인 문필가로 교수로, 장관으로 활동했으니 성공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실패한 삶을 살았다. 겸손이 아니다. 나는 실패했다. 그것을 항상 절실하게 느끼고 있다.
내게는 친구가 없다. 그래서 내 삶은 실패했다. 혼자서 나의 그림자만 보고 달려왔던 삶이다.
동행자 없이 숨 가쁘게 여기까지 달려왔다. 더러는 동행자가 있다고 생각했지만, 나중에 보니 경쟁자였다.
- 김지수 著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 中(2021)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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